어쩌다 하루키+영어

싯다르타 능내책방 책모임

데이터 읽는 남자 J 2024. 7. 7. 15:13

 

올해 시작한 능내책방의 책 모임용 도서인 싯다르타를 읽었습니다.

아내와 드라이브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능내책방은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혹은 독립서점 소개 웹사이트 두 군데 정도에만 정보가 보였지만 최근 몇군데 더 소개가 되어서 반갑기만 합니다. 참고로 책방 소개글 하나를 링크해 둡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33397.html

 

황량한 기차역 한편에 자리한 유쾌한 책방 [책&생각]

“어떻게 이런 곳에서 책방 열 생각을 했어요?” 책방을 시작한 지 반년. 그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책방 앞에는 마땅한 인도도 없이 굽이진 찻길만 있고, 주변은 상가도 주택가도 없는

www.hani.co.kr

 

 

제가 생애 처음 가입한 독서모임인 능내책방 모임에서는 지금까지 아파거나 갑작스런 일본 여행 등으로 두 세 차례 빠졌는데요. 이번에는 미리 예정된 미국 연수 일정으로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모임 분들에게는 죄송해서 미리 알리지 못하고, 이렇게 글로 서평을 드리는 것으로 사과드리려 합니다.

 

이번 달 책모임 대상 도서는 민음사 출간 세계문학전집 '싯다르타'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20195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교보문고

싯다르타 |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헤르만 헤세의 소설. 유복한 바라문 가정에서 태어난 주인공 싯다르타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존재이다. 그는 다른

product.kyobobook.co.kr

 

 

최근에 저도 제 이름의 책을 한 권 내고, 또 한 권은 번역을 마무리 하고, 또 학기말 바쁜 일정이 겹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책의 1/3을 읽었고, 나머지는 태평양을 건너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습니다. 이 책은 대학교 때 쯤에 한 번은 읽었던 기억이 있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야 다시 읽어보게 됐습니다.

 

비행기 오르기 전까지는 카밀라의 소개로 상인 집에서 돈을 버는 초기 장면까지 읽었습니다. 진짜 감동은 비행기에서 읽은 이 책의 나머지 2/3 분량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단숨에 2시간안에 다 읽은 것 같습니다. 싯다르타가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고 나서, 노년에 강의 뱃사공인 바수데바라는 깨달은 자를 만나 싯다르타 본인도 깨달은 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다 완결됐다고 생각될 즈음에 싯다르타의 아들로 인한 갈등, 친구 고빈다와의 마지막 대화 등으로 화룡정점을 찍습니다.

 

저는 소설 구성적으로는 뱃사공 바수데바의 죽음 씬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헤세는 뒤에 위의 두 부분을 붙여서 더 깊고 풍부한 내용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헤세는 이 책에서 불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 본인의 구도의 길을 설명하려고 썼다고 제가 읽은 서평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읽어보아도 훌륭한 책입니다.

 

이 책의 핵심부는 싯다르타가 노년부에 도입되면서부터 그간의 좋았고 나빴던 인생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서 어우러져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는 장면입니다. 대학교때 읽었을 때는 카밀라 등장 씬에 온통 정신이 빠져있었는데, 지금 제가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간 나이에 도달하니까 뱃사공 부분부터 진짜 이 책의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장면에서는 약간의 만연체이고 쉼표로 이어진 문장들이 대다수인데도 비교적 잘 읽힙니다. 즉, 단문을 여러개 이어 놓았는데 제법 잘 읽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물론 요즘 시대에는 저 간결한 문장으로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비행기에서 내린지 얼마 안돼 피곤한 제가 쓰는 글도 만연체라서 저도 뭐.. 사돈 남 말하듯 평가할 부분은 아닙니다만...

 

마무리 하자면 인생의 관조가 필요한 산전수전 다 겪은 분들이 이 싯다르타를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능내책방 7월 책모임 불참자로서의 최소한의 독서평을 마칩니다.

 

아, 그리고 수개월 전에 능내책방 독서모임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요. 그 배경이 되는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JFK 공항)에 내렸습니다. 롱아일랜드를 떠나 맨하튼 중간의 호텔로 모면서 기차에서 구글맵을 살펴보니까 롱아일랜드 왼쪽 상단의 달걀 모양의 북쪽으로 튀어오른 두 군데(개츠비와 데이지의 저택이 맞보고 있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포트 워싱턴 Port'라고 쓰여진 부분입니다. 뉴욕까지 왔으니 '위대한 개츠비(김영하 번역본)' 책을 갖고 왔고 비행기에서 서두 몇 페이지를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문장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역시 대학교 때는 집어던졌던 책입니다. 너무나 안 읽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