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O #MBA 과제를 하느라 또 책상에 앉아있노라니 평상시 궁금했던 미국 수업과 한국 수업의 결정적인 차이는 뭘까에 대해서 평소 느낌 점이 생각이 났습니다.
(제 글을 보면 온통 영어공부에 MBA 과제 이야기로만 도배된 것 같은데...^^ 호홋, 그렇지는 않고요. 여기 있는 현지 대학생들과의 만남, 학교측에서 주선하는 Tutoring Central 모임, 자발적인 언어 모임, 쇼핑, 음식, 그리고 조만간 들어갈 YMCA 팀 스포츠 (농구 등 배구 든 그 무엇이든 팀 스포츠), 타 도시나 타 주 관광 등 점점 더 종합적으로 미쿡에서의 삶이 전개되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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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미국 그리고 서유럽 교육은 한국과 다른가가 제 화두 중 하나인데요. 그 이유는 제가 정식 교원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못 될 것 같은데 (기대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닙니다. 고고도 중년, 사드 무기체게의 용어에서 저도 제 중년 나이대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데 됐습니다. 고고도 중년^^) 잠깐 part time base로 학교에서 가르쳐 본 적도 있거든요. 양국에서 배움도 받아봤고 한국에서는 슬쩍 가르쳐 보기도 한 경험을 토래로 제가 본 가장 큰 차이점은 선생님 측면에서 하나, 학생 측면에서 하나입니다.
학생 측면에서는 질문을 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고나 할까? 아니면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에 간다고나 할까요? 아뭏든 나는 '남에게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위해 학교에 간다'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여기는 본인이 잘 모르면 일단 끝까지 물어봅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 그런 개념이 별로 없습니다. 저희는 직장 다니는 성인 학생들이니까 (물론 저야 유학생이지만) 내가 돈 내고 왔으니까 내가 궁금한 건 배우고 가겠다는 정신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질문하고 토론으로 시간 끌면 다른 학생들도 배우니까 나는 별로 미안한 것 없어, 이런 정신도 있는 것 같고요. 게다가, 토론에 참여해서 점수를 높게 받습니다. 하하핫. 저처럼 토론에 별로 참여하고픈 원초적 욕구가 별로 없는 사람도 일단 수업이 시작되면 눈에 불을 키고 토론에 참여하려고 노력합니다. 문화가 사람을 바꾼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토론 참여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그냥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을 쌓으려고만 했지요.
아뭏든 여기는 토론 참여시 '나 이 만큼 안다'는 개념의 showing off 개념은 없고요, 내가 모르는 것, 내가 헷갈리는 것, 혹은 내가 경험한 것인데 동료들도 알았으면 좋겠는 것 등등을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합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배우기 위해 학교에 온다기 보다는 지식을 토론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학교에 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질문하고 토론해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하나의 슬로건 처럼 제 뇌리에 박혀 있네요. 못하는 영어로 토론에 참여하다보니 제가 스스로 깨달은 사실 중 하나입니다.
선생님 측면에서는 그럼 어떤 정신으로 수업에 들어올까요? 하하하. 놀랍게도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들어옵니다. 일명 part time 선생님을 잠깐 해 본 제 경험에서 봐도 놀라운 것인데요. 책에 있는 내용( 교과서 외에도 article 등을 제시하면 당근 다 읽어와야죠. 여기서 학생이라면요. 안 그러면 수업 참여 자체를 못해요)은 1~2분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교과서 내용 설명은 "out of 안중" 이라고나 할까요? 일단 내가 기본 지식은 설명했고 너희들은 미리 집에서 책을 읽어왔을 테니... "그럼 너희들의 생각을 고양시키기 위해서 내가 너희에게 헷갈리는 질문을 던지마" 요런 자세가 선생님들의 자세입니다. 아니면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네 생각은 뭐니? 넌 어떻게 생각해? 비슷한 사례가 혹시 생각나는게 있니?"라고 질문을 던집니다. 결론적으로 선생님마저도 토론을 만들기 위한 질문거리를 학생들에게 준비하는데 수업 준비의 방점을 찍습니다. 이 점이 진짜로 놀라웠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있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는 것이 아니고 '이건 도대체 뭐야? 어디다 쓰는 거야? 진짜 쓸모가 있는거야' 정신으로 수업에 들어와서 자기 생각을 토론에서 말하고 질문에 답하고 약간씩 수정된 지식을 가지고 집에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학생들 자체도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고정되고 외어야만 하는 지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이 수정해서 받아들이는 살아있는 정보로 간주합니다. (원 저작자의 권위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죠.)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왜 이러한 지식이 나왔는지 배경과 상황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이게 믿기니?'라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네가 현실에서 이 지식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니? 네가 나의 이 질문에 답하다보면 교과서의 몇 줄 텍스트를 현실에서 진짜로 적용하는 것이 엄청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낄 거야. 그러니까 머리를 써요(Use your brains). 학생 여러분들! 이런 자세입니다.
수업 중 다른 차이점도 굉장히 많지만, 결국은 이것이 일명 10%쯤 어리버리 교육자인 제 입장에서 양국 교육현장을 직접 다 뛰어보고 느낀 점입니다. 요약을 한 줄로 또 한 번 축약한다면 제가 대학교 강의때 영화 Matrix의 Trinity의 대사 한 줄로 매번 학기초 강의 첫날을 시작하는데요. 여기서는 그것이 진짜로 현실이 됩니다. 그 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It's the question that drives us.
아래 유투브 연결 동영상에서 1분 30초경 이 대사를 트리니티가 Neo에게 말을 합니다. (이 동영상은 음성이 선명하지는 않네요. hearing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들으시기 바랍니다. 진짜 DVD나 넷플릭스/아마존 스트리밍으로 보면 훨씬 더 잘 들립니다.)
미국의 #MBA 교실에서는 이 문구가 정말로 살아서 숨 쉬고 공기를 채웁니다.
How awsome! 제가 다시 part time으로 가르칠 기회를 한국에서 가질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는 거의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이끌어서 수업을 해야겠다고 더더욱 생각을 굳혔습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수줍어서 저도 질문을 많이 던져봤는데 토론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방법을 생각해 보려고 하고요^^.
단, 제가 초등, 중고교, (학사) college 교육은 여기서 못 받아봐서 거기까지 그러한 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경험한 한 MBA 레벨에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MBA 수업은 어떻게 보면 미국의 토론식 수업의 정수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서구는 교실에서 지식이 살아 숨 쉽니다.
우리나라가 지식을 받아드리는 입장에서 그냥 외웠다면요.
우리도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세대들에게 살아 숨쉬는 지식을 전달해야겠죠? 죽어 있는 지식이 아닌? 그리고 살아 숨쉬는 지식을 스스로 섭취하고 응용하는 학습/교육 문화가 대대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귀국하면 1백만분의 1이라도 기여하고 싶네요. 동네 영어할아버지가 되서라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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