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들은 이미 2년전에 써 두었던 글인데요. MSBA 생활이 너무나 바쁘고 재밌어서(?) 미처 올리지 못한 글입니다. 지금은 한국으로 귀국한지 석달 반이 지났고 제가 MSBA에서 배운 파이썬 데이터 처리 및 머신러닝 책을 실은 거의 다 써서 여유가 있어서 예전 글들을 올려봅니다.
#미국주립대 생활 (1년 11개월째) by J
지난 2017년 1월에 University of Central Oklahoma (UCO)에서 MBA를 시작하고 1년 반만에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2개월간 한국에서 잘 쉬다가 이번 2018년 가을학기에 다시 같은 대학에서 MSBA라는 경영대 석사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9월 글에서도 이것을 언급드렸는데요. 실은 학기중 시간이 많이 나지 않아서 이번에야 간신히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처음 MBA를 1년 반동안 할 때는 미국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생활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놀라고 적응하고 그랬던 과정들... 그런데 한국에서 지난 여름동안 2달간 쉬다가 다시 미국에 오니까 스스로도 놀란 것이 미국 생활이 더 이상 생경하거나 낯설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이 점은 유학생활 도중에 한국에 몇달간 머물다가 다시 들어오지 않는 분은 못 느낄지도 모릅니다. 장소를 바꿔가면 조금 긴 시간을 각 나라에 있다보니 사물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은 저는 한국에서 그냥 런닝 웃옷만 걸치고 반바지 입고 슬리퍼 끌고 동네 마실 나가던 그 기분 그대로 여기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적응하게 되네요.
MSBA는 Master of Science in Business Analytics의 약자입니다. 경영대 과목인데 중간에 Science가 있어서 옆에서 근무하는 미국직원분 B군에게 물어봤습니다. 이 과목이 이공대 과목인지 경영대 과목인지 하고요.
그랬더니 결론은 전공명에 Science가 있으면 미국에서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과목으로 쳐 준다고 합니다. 즉 몸은 경영대에서 졸업하지만 일종의 이공대 졸업장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지요^^.
평생 문과 그리고 상과대학생 출신으로 살다가 갑자기 이공대 계열로 오게되니까 좋은 점도 있고 문화충격도 겪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진정한 저만의 필살기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여기 UCO 국제학생처에서 한국학생들 들어오는 것을 돕거나 지켜보다 보니 음악 전공자들도 간혹 보게 되는데요. 그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미국 직원분들에게 직접 들은 말인데... 음악 전공자는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라고 합니다. 왜요? 라고 내가 되물었더니, 그 분의 말은 음악 전공자들은 음악 자체가 그들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라고 상식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도 아...나도 대학교때 전공 자체가 하나의 언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뒤늦은 후회를 조금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MSBA는 주로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응용하는 과목입니다. 때문에 특히 프로그래밍 (Python등)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배우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엄청 재미있습니다. (단 exam과 quiz 등을 잘 보고 있냐면...그건 아닙니다.^^! 능력부족)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대학교 나와서 20년동안 멀쩡하게 직장 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서는 나 이제 이공대 가서 프로그래밍 배울래, 라고 선언한다면 미친 사람 취급받기 딱 십상입니다.
그런데 저는 실제로 20여도 훌쩍 뛰어넘어 대학 석사과정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으니 참으로 운이 좋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것도 미국에서요. 제가 이 전공을 좋아하는 것은 이제 드디어 다시 찾은 제2의 인생에서 저만의 칼, 저만의 언어를 가지게 됐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바로, Programming for data analysis 그리고 여기서 발전한 Machine learning입니다. 여기에 엑셀 및 데이터 비쥬얼라이제이션은 첨가 양념이고요.
부모님을 잘 만나서 본인이 유치원때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영어권 나라에 와서 대학교까지 주욱 교육을 받지 않는 한, 그리고 언어천재가 아닌 보통사람이라면, 성인이 돼서 영어권 나라에 와서 영어 그 자체로 경쟁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고교때 여기 와도 영어가 엄청 늘지만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좀 다른 이야기고요. 사실 힘들다고 봅니다.
때문에 본인만의 새롭고도 특별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현지사회에서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어는 장기적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것이니까 천천히 신경써서 오랜기간 노력하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고요.
엑셀을 통해서 데이터들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작업 (Data clearing),
Python등을 통해 데이터를 추가로 정리하고 본격적인 분석작업을 하는 작업,
마지막으로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툴을 통해 정말 멋지게 결과를 보여주는 작업
이 세가지 작업을 이번 MSBA 첫 학기에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고 있으며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래, 이것들이 나의 진정한 Language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요.
이것을 제가 이번 학기에 느끼고 감동받고 있습니다. 40대 후반도 이렇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데 20대 학생분들이나 30대 직장인분들이 오면 저보다 훨씬 더 큰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0대도 결코 늦지 않았고요.
아래 간단한 프로그래밍 코드들은 제가 만들거나 교수님 도움으로 만든 것들인데 들여다 보고 있음 엄청 행복합니다. 미래의 제 자산이라고 생각하니 ^^ 그런데 이런 배경 상황 설명 없이 아래 코드 보고 행복해하는 인간이 있다고 하면 아마 미친 사람 취급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 J 아저씨는 밤마다 책상에서 미소를 지으면 공부를 하고 있느냐?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위의 세 과목 외에 필수과목으로 고등통계 과목이 있는데요. 제가 통계 쪽은 나름 자신있어 하고 강사를 해 본 적도 있었는데요. 놀랍게도 미국 교수님께서 너무나 채점이 깐깐하셔서 여기 미국학생들 자체도 엄청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중입니다. 즉, 향후 타 MSBA 과목들의 필수 선이수 과목이 되는 과정이 갑자기 병목설비가 되고 통과하기 힘든 Threshold가 되고 있습니다. 통계는 자신 있어, 라고 들어왔던 저 자신도 피 말리는 힘든 통과과정을 겪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달에 글을 올리고 지금껏 글 올린 시간이 없었습니다. 10월달부터는 인스터그램과 페북도 잠시 닫았습니다. 도저히 올릴 시간이 없어서^^
그러나, 제 생각에 미국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하다보면 이렇게 엉뚱한 데서 힘든 일이 발생하는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대세에는 크게 지장을 주는 과목은 아닌데 그 학기에 특히 힘든 과목들...^^
아울러, 미국에 학사, 석사, 혹은 박사를 하러 왔는데 밤마다 놀러다닌다, 는 환상은 애시당초 어불성설이고요. 눈을 뜨고 몸이 컨디션이 좋으면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기에 책과 교재 읽는 것도 느리고 그래서요.
그래도 이번 학기에 적응한 것은, 눈뜨고 컨디션 좋으면 책상에 앉아 있기가 생활화됐다는 것입니다. 놀다가 틈나면 공부하는 것이 아닌... 공부하다 틈나면 쉬는 생활이 진짜 대다수의 유학생들이 겪는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지난번 MBA는 너무 쉽게 통과해서 그런지 통과의례를 안 겪은 느낌이었는데 이번 학기에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
암튼, 전체적으로는 환상적인 MSBA를 이번 학기에 잘 시작하고 있습니다. 잠깐 잠깐의 여러움과 괴로움이 없이 미국대학을 졸업할 수는 없고요. 특히 저 자신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갈 특별한 기술을 가르쳐주는 이 전공은 정말이지 근사하다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한달 남은 기말시간 기간동안 잘 버텨서 그 후에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
from Edmond, OK.
The University of Central Oklahoma (UCO)
Office of Global Affairs (국제학생처)
http://business.uco.edu/degrees/ms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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